[논평] 무책임한 간보기로 마을 갈등 조장하고 뒷짐진 제주도정, 화북 공업 단지 이전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논평 | 제주녹색당 | 2024-12-12

제주도정이 세계 자연 유산 마을인 구좌읍 덕천리를 화북 공업 단지의 새로운 이전 후보지로 언급했다. 이는 최근 1순위 후보지였던 조천 지역이 주민 반발로 무산되면서, 도정이 이를 실행할 다른 지역들을 물색하는 과정 중 ‘덕천리’가 나온 것이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화북 공업 단지는 먼지 및 소음 관련 민원이 잇따랐고,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고 한다. 이에 도정은 2017년 도시 기본 계획을 변경해 2025년까지 화북 공업 단지를 ‘주거 용지’로 전환하겠다며 계획을 밝혔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덕천리는 제주에 있는 세계 자연 유산 마을 7개 중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주변에 경관이 뛰어난 오름이 많아 ‘오름이 마을’로도 불리고, 북오름 동굴, 용암동굴, 습지, 곶자왈 등이 발달되어 있는 보존 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부터는 세계 유산 축전을 즐기러 다양한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덕천리의 자연 환경적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정이 덕천리를 후보지로 거론했다는 사실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공론화 과정도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 도정은 덕천리에서 11월 3일 이전 계획 설명회를 열었지만, 지역의 주체인 주민들 상당수가 이를 알지 못하였다. 참여한 주민들에게는 공업 단지 안에 근린 생활 시설을 만들거나 3m 나무를 심어 분진을 막겠다는 계획들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 설명회에서 이전 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했을리 만무하다.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상황 속에서 덕천리 마을은 상호 의견을 나누는 장을 박탈당하였고, 찬성과 반대로만 의견이 분열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마을 분열은 덕천리가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여러 국책 사업과 개발로 제주 곳곳의 마을이 분열돼 온 것을 알고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강정마을에서, 동물 테마파크 개발 사업이 논란이 된 선흘2리 마을에서,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인해 월정리에서, 민간 주도 풍력 발전 개발 사업으로 애월리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건으로 성산마을 등에서 있었고, 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는 제주도정에 묻는다. 화북 공업 단지는 누구를 위한 이전인가? 주민 반발로 덕천리에 이전 계획이 무산된다면, 그 이후에 화북 공업 단지를 폭탄 돌리기 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이전 계획을 세울 것인가. 그리고 현재 덕천리에 하는 것처럼 마을 갈등을 만들고 이를 수수방관할 것인가. 

제주도는 도심 안에 살고 있는 제주도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일상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도심 밖 작은 마을들을 들쑤시는 행위를 중단하라! 자연 유산이 존재하는 덕천리에 사는 지역 주민들, 혹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제주 내 다른 지역의 주민들에게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제주도정은 마을 공동체를 파괴시키는 방식을 중단하고 제주의 자연과 공동체를 지키면서 노후된 화북 공업 단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실행하라! 

2024년 12월 12일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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