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윤리적소비 공모전 시상식 및 발표회

SHARE X 윤리적소비 공모전

exhib.ethiconsumer.org
2014. 11. 5. 수요일 오후 2시
홍대 카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주제
  • 스토리 - 윤리적 소비 경험담을 담은 수필, 기행문, 창작동화, 서평 등
  • 아이디어 -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 디자인 - 윤리적 소비 BI, 광고, 포스터, 영상, 애니메이션, 제품, 패키지 등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디자인

  • 1. 회사 업무로 돈사(豚舍)에 간적이 있다. 그냥 옛날 식의 축사인 줄 알았는데 가보니 말로만 듣던 공장식 축사였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분뇨 냄새가 진동했다. 입으로 숨을 쉬어도 냄새를 느낄 지경이었다. 축사는 약 20미터 정도 되는 감옥처럼 생긴 공장이었다. 사방이 막혀 있었고 컨베이어로 똥으로 보이는 거무튀튀한 물질을 퍼 나르고 있었다. 눈이 온 바닥은 흙과 똥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돈사 운영자는 업무적으로 상황을 설명해 주었지만,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그순간, 내 뒤쪽에 허연 물체가 눈에 뛰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기돼지 사체였다. 여기서 그것은 생명이 아니었다. 고기덩어리가 못쓰게 되자 겨울이니까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절망했다!

    나는 굳이 축사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밖에서도 이렇게 정신을 못차릴 정도의 냄새가 나는데, 그 안은 어떨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돼지들에게 지옥에 다름 아니었다. 그 아기돼지의 어미는 아기가 그리 죽어나간 것을 오히려 감사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방이 꽉 막힌 공장 안에서 똥오줌 냄새에 24시간 찌든 상태에서 몸도 움직일 수 없이 먹이를 먹어서 제 살을 찌워야 하는 그런 신세라면, 고통없이 죽어 나가는 것이 오히려 나을듯 했다.

    돌아오는 길에 결심했다. 우리가 먹는 국산 돼지고기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차라리 수입산을 먹는게 낫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물론 나는 생협을 통해 유기농 축산만 먹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생협을 얘기하기 전에 국산 공장식 축산을 고발하고 그 참혹한 상황을 문제제기 하고 싶었다.

    이러한 신토불이라면, 불안한 수입산보다 더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4시간 동안 분뇨로 꽉막힌 곳에서 나서 죽을때까지 시름해야 하는 그 동물의 상황을 고려하면, 사람으로서 그건 못할 짓이란 생각을 해야 한다. 사실 육식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건 아니다. 공장식 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조금 더 돈이 들더라도 생명을 존중하는 가축 사육방식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2. 나는 사실 고기보다는 해산물을 더 좋아한다. 생선을 포함해서 바다에서 나는 것은 뭐든지 좋아한다. 그런데 후쿠시마 핵사고로 더 이상 해산물을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바닷물은 경계가 없고 흐르기 때문에 후쿠시마의 바닷물이 우리 동해와 남해까지 교류할 것이고, 그 물고기들 또한 이동할 것이므로 일본의 사고로 인해 우리 바다가 피해를 보고 있을텐데 우리정부는 그 피해에 대해 일본에게 보상(배상)을 요구하고 있지 않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이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

    즉, 나는 해산물을 좋아함에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는 해산물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신체적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나의 손해는 실제 해산물 관련 사업(장사 포함)을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미미할 뿐이다. 국내산으로 해산물을 취급해도 소비자의 믿음을 얻지 못해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면, 핵사고 당사자인 일본에게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해산물을 끊을 수는 없으므로 검증된 해산물을 먹어야 할 것이다. 우리 가족은 검증에 있어 가장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생협 먹거리를 구입하여 먹고 있다. 물론, 정부나 기타 시민단체, 조합 등에 의한 검증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부 등에 의해 이러한 검증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일까?

    일본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한국은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있어야 하나,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핵발전소가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밀도로 세워진 국가이고, 앞으로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므로 국민들이 반핵으로 나가지 않도록 일본에게 손해 보상(배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현명한 소비자는 자본의 개입에서 자유로와 엄정하게 방사능을 검증한 유통체계인 생협을 통해 먹거리를 구입할 것이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정부에게 일본의 책임을 요구하도록 하고 일본산 농수산물을 전면적으로 수입금지할 뿐만 아니라 한국도 핵발전 중단 정책으로 전환하도록 강제해야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먹거리가 그나마 남아있는 현재에 이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 핵사고가 일어나 해산물 뿐만 아니라 모든 먹거리를 먹을 수 없게될 지 모른다. 이건 정말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다!

    3. 아파트 촌인 우리 동네에는 골목마다 치킨 집이 있고 어디는 건물마다 치킨 집이 있다. 치킨집 다음으로 대기업 빵집이 많이 있다. 대기업이 아닌 그냥 빵집은 1군데 있다.

    저마다 올망졸망한 빵집들이 나름 경쟁하고 소비자들은 거리와 빵맛을 고려하여 가게에 가던게 불과 얼마 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빵집들을 대부분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점유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동네에 빵집이 4곳 있었다면, 그 빵집으로 4가구가 먹고 살았을 것이다. 그 4가구가 벌은 돈을 다시 동네에서 시장도 가고, 가게에도 갈 것이므로 그러한 돈은 선순환하여 40가구가 또 먹고 살았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동네 빵집은 1군데만 남아 있고 그 1가구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다. 3곳의 프랜차이즈는 대기업에 속한 사장들로 대체되어 있고 가게 안에는 비정규 아르바이트생만 넘쳐난다. 총 매출이 비슷하다면, 결국 이윤의 상당부분이 대기업 본사로 갈 것이므로 프랜차이즈 사장의 매출 또한 넉넉지는 못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3가구, 동네빵집 1가구라도 이 4가구가 기존처럼 돈을 잘 벌지는 못할 것이므로 40가구의 선순환은커녕 4가구의 지출축소로 40가구의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악순환이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 동네가 죽고 가게에는 비정규직만 넘쳐나고 극한에 몰린 사람들은 자살한다. 젊은이들은 직장을 못구하고 결혼이나 출산은 기피한다. 소수의 자본을 위해 99%가 희생하는 것! 그것이 동네빵집의 문제이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 우선은 동네빵집 사장님들의 조합이 구성되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소비자로서, 유권자로서 일반 국민들은 이러한 동네빵집 사장님들의 주장을 지지해야 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다수 국회로 진출시켜야 한다.

    그리고 우선 우리부터라도 동네빵집을 이용해야 한다. 동네를 살리고 우리집도 잘 사는 길은 동네빵집 이용에서 출발할 것이다!

    4. 쌀을 제외한 먹거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가 이제 쌀까지 개방하려고 한다. 사실상 모든 먹거리를 수입산으로 먹게 될 것이고, 논과 밭은 더 빠르게 아파트 등 자산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대다수 도시 사람들은 농사가 자신의 일이 아니니 쌀개방은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도시민으로 분산되어 있고, 자본은 자신들의 요구에 충실한 정치세력으로 총화되어 있다. 언론은 북한처럼 도시민들과 농민들을 세뇌시키고 있다. 모든 먹거리가 이역만리에서 엄청난 방부제를 치고 수입되어 들어올 것이고, 식량위기가 닥치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굶주림으로 휘청될 것이다. 물론 그 때에도 소수의 가진 자들은 자신들의 먹거리와 안전을 확보할 것이지만...

    소비자들이 현명해지고 연대하지 않으면 점점 파국으로 갈 것이다. 나와 내 자식들이 적어도 먹는 문제 때문에 생사, 존망의 기로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삶의 방식을 바꾸고 파편(도시민, 농민)끼리 연대를 시작해야 한다.

    공장식 축산물을 거부하고 좀 더 많은 돈을 제대로 생산하는 농어민에게 지불해야 한다. 핵사고로 매출이 줄어든데 대해 해산물 상인들끼리라도 목소리를 내고 냄비를 두드리는 데모(demonstration)라도 해야 한다. 해산물 상인들, 동네방집 사장들, 농민들이 자신의 요구를 들고 나와서 (평화롭지만)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 파편화된 도시민, 순진하기만 한 농민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동체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상인과 농민, 자영업자들의 주장을 우리의 가치로 받아들이고, 나부터라도 그들이 생산한 쌀과 해산물, 빵을 먹는 것...이것이 추락하는 대한민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스토리]​ 깨어있는 시민의 윤리적 소비

    최은선 | 일반 부문

    잘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 뒤 보람과 가치를 추구해야 행복할 것이지만, 우리는 잘 먹는 것조차 못하고 있다. 당장 값싼 것을 선호하면,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이 수입산으로 될 것이고, 국산이라도 잔인하게 공장식으로 사육된 축산물을 먹게 될 것이다. 알고는 못먹을 먹거리를 먹는 것, 그나마 그러한 먹거리도 식량위기, 핵사고로 더 이상 먹지 못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사회, 우리는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면 명백히 잘못되어 보이는 방향으로 감에도 왜 우리사회는 그러한 브레이크가 없는 것인가?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도시민과 농민으로 파편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대가 없기 때문이다.
    동네 빵집 사장들이 뭉쳐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반대하고, 해산물 장사하는 사람들이 일본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배상)을 요구하는 것, 또한 쌀개방에 대해 농민들이 반대하고 다수 소비자들은 이를 지지하는 것에서 그 연대는 출발한다. 자본은 권력으로 총화되어 있고 언론으로 ‘우매한 투표기계’, ‘투표포기자’를 안정적으로 재생산한다. 파편화된 99% 시민들은 아무런 저항수단 없이 먹거리, 직장, 미래를 빼앗기고 그 중 중도탈락된 사람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연대하는 것에서 윤리적 소비는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로서 연대하는 자영업자, 농민들의 주장과 요구를 지지하면서 그들이 만든 건강한 먹거리를 소비하면서 다시 연대하면, 적어도 이렇게 파멸적인 방향으로 공동체가 가지는 않을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이 윤리적 소비로 시민끼리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연대를 이뤄내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