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윤리적소비 공모전 시상식 및 발표회

SHARE X 윤리적소비 공모전

exhib.ethiconsumer.org
2014. 11. 5. 수요일 오후 2시
홍대 카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주제
  • 스토리 - 윤리적 소비 경험담을 담은 수필, 기행문, 창작동화, 서평 등
  • 아이디어 -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 디자인 - 윤리적 소비 BI, 광고, 포스터, 영상, 애니메이션, 제품, 패키지 등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디자인

  • 명원언니에게

    언니, 벌써 가을이예요.

    작년보다 하늘은 더 높고 푸르게 다가옵니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 30분, 언니는 이제 퇴근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간이군요.

    이제 이틀째 출근하셨는데 일은 좀 어떠세요?

    제가 한달 반 정도 일하고 그만두게 되었을때 언니가 제가 하던 그 일을 해 보겠다고 하셨지요. 저는 이 일을 직접 경험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언니에게 인수인계를 했습니다.

    대형마트 빵가게, 저녁 5시부터 11시까지, 시급 5210원.

    될 수 있으면 주중에 쉬어야 하지만 그래도 주 5일 근무라는 장점이 있어 언니는 좋다고 하셨지요.

    처음 대형마트 빵집에서 일 하던 날 제가 받은 충격은 유통기간이 내일인데 오늘 팔리지 않은 케익들을 다 버리는 일이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다섯 개씩이나요. 먹는 음식을 버리는데 익숙치가 않아서 손이 덜덜 떨렸어요.

    두번째 충격은 날마다 엄청난 양의 비닐봉투가 마트 뒷창고에 쌓여 있는 것이었지요. 분리수거를 전혀 하지 않고 매일매일 버려지는 쓰레기 산더미......

    그걸 보고 언니도 두 눈을 크게 뜨고 ‘오~마이 갓~’ 하실 테지요.

    세 번째는 빵을 만들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었지요. 좀 덜 달게, 혹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거나 해서 새로운 제품개발 같은걸 할 수 없는 제빵사의 처진 어깨를 지켜봐야 합니다. 학교에서 꿈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을 땄을텐데 기계처럼 냉동 배달된 것들을 오븐에 굽기만 해야하는 업무는 가혹한 일이니까요.

    네번째는 빵을 대량으로 소비하게 하는 판매전략입니다.

    "3봉지 7000원요~ 낱개로 사시면 비쌉니다" 라고 하면서 빵을 팔아야 한다는 거예요. 싸다고 솔깃해서 빵을 사가면서 "이거 다 먹지도 못하고 버려요" 라고 고백하시는 분들도 종종 만나실 거예요.

    빵을 다 못 팔면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고 빵을 다 팔면 사가는 사람들의 건강에 그리 좋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맘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다가 옆 가게 김밥집, 치킨집, 떡집, 분식집, 그리고 반찬집도 빵가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더 무거워지지요.

    어쩜 오늘 저녁 언니는 화장실 가는 길에 바나나상자나 수입산 과일 상자를 발견하고 또 ‘오마이 갓’ 을 외치실테죠. 농약인지 화학약인지 그 상자는 정말 얼마나 독한지 숨을 쉴 수 조차 없을테니까요.

    그러다 우연히 마트 천정을 보고 또 놀라실거예요.

    수없이 많은 형광등 불빛, 불빛, 불빛. 밤 9시가 되면 고객도 거의 없지만 천정에서는 수 많은 형광등 불빛이 눈부시게 밤을 밝혀줍니다.

    도대체 우리가 더 많이 사야하는 이유가 뭘까요?

    밤 12시까지 쇼핑을 해야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 팔 수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만들고 만들고 만들고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매일 쓰레기로 산을 만드는 이유가 뭘까요?

    대형마트들이 공룡처럼 서로 전쟁을 하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언니도 저처럼 바닷물을 마시듯 갈증이 심해지실 거라 생각 됩니다.

    언니, 그래서 저는 윤리적인 소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판매하는 사람도 소비하는 사람도 건강하고 행복한 할 수 있는 매장, 땅 속 미생물까지도 아끼고 사랑하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갑니다.

    지금은 도시농부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희망을 꿈꾸고 있구요.

    아 참, 빵가게에서 일하면서 기분 좋았을 때도 말씀 드릴게요

    부부끼리 와서 “이건 자기가 좋아하는 거네.” “이건 우리 친정엄마가 좋아하는 거네.” 하면서 빵을 고르는 모습을 볼 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진짜 좋은 빵, 건강한 빵을 내가 팔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기도 하는 순간이었지요.

    언니, 빵가게를 그만두면서 저는 윤리적 소비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려봅니다

    <우리가 함께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실천 하는 소비> 라구요.

    한 달 뒤 언니와 차를 마시며 나눌 이야기가 많을거라 기대합니다.

    가을밤이 깊어 가네요

    그럼 좋은 꿈 꾸세요

    2014년 9월에 윤리적소비에 눈을 뜬 향희 드림

    [스토리] 명원언니에게

    김향희 | 일반 부문

    대형마트에서 일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질 낮은 근로자를 양성하는 노동현장을 보면서 윤리적소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그만 두고 나올 때 아는 언니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나오게 됩니다.
    내가 경험 한 일들을 그 언니도 경험하게 되면 저처럼 윤리적소비에 필요성을 절실히 알게 되리라는 메시지를 편지 형식으로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