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윤리적소비 공모전 시상식 및 발표회

SHARE X 윤리적소비 공모전

exhib.ethiconsumer.org
2014. 11. 5. 수요일 오후 2시
홍대 카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주제
  • 스토리 - 윤리적 소비 경험담을 담은 수필, 기행문, 창작동화, 서평 등
  • 아이디어 -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 디자인 - 윤리적 소비 BI, 광고, 포스터, 영상, 애니메이션, 제품, 패키지 등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디자인

  • 스승의 날 무렵이었다.

    “음~ 음. 음……. 선생님! 이건 스승의 날 선물 이예요. 제가 용돈 모아서 산거니까 꼭 선생님 혼자만 드셔야 해요.”

    선생님께 처음으로 선물을 드리는 것은 우리 복지관 최고의 말썽쟁이 덕호에게도 어색한 일인가 보다. 장난칠 때는 1등인 녀석의 볼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선생님을 생각해 주는 마음 씀씀이가 대견스러웠지만 겉으로는 용돈 모아서 책이라도 사보지 뭐 하러 이런 걸 샀니 하며 야단하였다.

    친구들은 여러 군데의 학원에 다니느라,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느라 바쁜 오후에도 일용직으로 일하시느라 더 늦으시는 한 부모.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복지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바로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거늘 선물이라고 어찌 기쁠 수만 있을까?

    덕호는 게 중에도 다문화 가정의 아이로 베트남인 엄마와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덕호의 선물은 내게 목에 걸린 가시처럼 오히려 아프고 쓰린 것이다.

    “알았어요. 선생님! 앞으로는 선물 안 사올게요. 용돈 모아서 책도 사 볼게요. 그러니 어서 드셔 보세요.”

    덕호의 성화에 포장된 상자를 풀어보니 앙증맞은 초콜릿들이 가지런히도 놓여 있었다. 은박종이에 쌓여진 초콜릿 하나를 내 입에 가져가기도 전에 덕호는 신이 난 모양이었다.

    “맛있죠? 선생님! 엄청 맛있는 거랬어요. 공정무역 초콜릿이라서 선생님이 더 좋아하실 것 같아서 제가 직접 고른 거예요.”

    달달한 초콜릿의 맛을 느끼기도 전에 공정무역 상품이라는 덕호의 말에 놀라움이 앞서왔다.

    공정무역 상품?

    대게 제 3국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자는 운동 정도로 언젠가 어디에선가 나도 들은 적은 있었다. 허나 어른인 나도 자세히 알지 못하는 공정무역이란 단어를 덕호가 어찌 알까 싶어 나는 덕호에게 되물었다.

    “덕호야! 덕호는 공정무역이 뭔지 아니?”

    한참을 골몰히 생각하더니 덕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

    “음! 공정무역은요. 누군가의 꿈과 희망을 응원해 주는 물건이예요. 엄마 나라에 가면 또 어느 먼 나라에 가면 저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도 어렵고 힘든 일을 많이 한데요. 그 아이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우리가 그 아이들의 물건을 정직한 값에 사는 게 공정무역이랬어요.”

    어디에서 들은 것인지, 또 덕호가 스스로 생각한 것인지 너무나 기특하였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나는 끝내 물어 볼 수 없었다.

    지금도 어느 먼 나라 혹은 가까운 어느 곳에서 달콤한 초콜릿을 그윽한 향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은 피 같은 노동력을 갈취당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힘 있는 자의 횡포와 가진 자의 욕망의 노예로 팽개쳐진 나약한 노동자들은 정당한 대가조차도 구걸해야 하는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는지도 모를 일이란 생각을 하니 덕호가 선물한 초콜릿은 내 입안에서 쓰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오묘한 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공부를 썩 잘하진 않지만 아직도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덕호지만 덕호의 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자신처럼 소외당하고 갈 곳 없는 친구들을 위해 더욱 재밌고 즐거운 쉼터를 짓고, 아픈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무슨 병이든 고쳐 내는 척척박사 병원을 만들고, 베트남인 엄마가 쫓겨나지 않고 오래토록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 덕호의 희망이다.

    자신도 불우할지 모르는 처지에 놓여 있는 초등학교 4학년 덕호가 다른 나라의 머나먼 세계 아이들의 멋진 꿈을 응원하며 내게 선물한 공정무역 초콜릿은 달콤한 맛 보다 가슴 가득 감동을 안겨 준 내 생애 최고의 초콜릿이 되어 주었다.

    마흔을 넘긴 부족한 선생님은 그렇게 11살 덕호를 통해 공정무역이란 단어를 몸소 익히고 배울 수 있었고 이제는 공정무역 제품들과 함께 감사함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다.

    얼마 전 추석을 맞이해 사랑하는 감사한 이들을 떠올리며 공정무역 초콜릿을 구매하였다.

    작은 카드를 써 내려갔고 마지막엔 하나하나 더 없이 행복 할 메모를 남겨 드렸다.

    제가 드리는 초콜릿은 그냥 초콜릿이 아닌 ‘장관의 초콜릿’ ‘의사의 초콜릿’ ‘기업가의 초콜릿’ ‘축구선수의 초콜릿’ 이라고…….

    장관이란 꿈을 가진 아이가 의사란 희망을 안고 사는 아이가 만든 초콜릿은 초콜릿의 달콤함은 물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동시에 녹아 있기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덕호가 나에게 선물한 공정무역 초콜릿이 내게는 진짜 복지부장관이 선물해 준 초콜릿보다 더 위대한 선물로 남아 영원히 잊혀 질 수 없는 것처럼.

    [스토리] 장관의 초콜릿

    안현주 | 일반 부문

    사회복지사로 방과 후 교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한부모.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라 누군가의 사회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입니다.
    한 아이에게 공정무역 초콜릿을 선물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자신도 어려운 처지이면서 타국의 친구들과 어려운 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제품이라 구매하였다는 아이를 보고 선생님으로 어른으로서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선물을 통해 누군가에게 눈물이 되는 소비가 아니라, 누군가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공정무역 상품을 통해 윤리적 소비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윤리적 소비를 통해 세상과 환경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아름답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부끄러운 글을 공모하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