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윤리적소비 공모전 시상식 및 발표회

SHARE X 윤리적소비 공모전

exhib.ethiconsumer.org
2014. 11. 5. 수요일 오후 2시
홍대 카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주제
  • 스토리 - 윤리적 소비 경험담을 담은 수필, 기행문, 창작동화, 서평 등
  • 아이디어 -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 디자인 - 윤리적 소비 BI, 광고, 포스터, 영상, 애니메이션, 제품, 패키지 등 윤리적 소비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디자인

  • 마트는 편리하다. 도심에서 가까우면서 늦은 시간까지 장을 볼 수 있고, 신용카드도 편하게 사용하면서 또 가끔 카드사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구매 고객에서 선물을 주는 행사까지 하니, 나 같은 맞벌이 주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대형 매장 안을 커다란 카트를 끌고 어슬렁거리면서 이것저것 시식하는 재미 또한 꽤 쏠쏠해서 깐깐한 남편도 마트에서 장보기는 크게 마다하지 않는다. 올해로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맞벌이 주부인 나는 결혼 이후 마트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마트 애호가가 되어 집 앞에 있는 슈퍼마켓도 마트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거의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4~5년 전 쯤 지금 살고 있는 언양으로 이사 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언양읍은 행정 구역 상으로 분명 광역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만 보더라도 600여 세대가 넘는 제법 큰 규모의 아파트로 아파트 단지 안과 상가만 보면 도시의 여느 아파트촌과 다를 바 없지만, 바로 앞으로 논과 밭이 펼쳐져 있어 자못 전원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부산과 울산, 양산에서 모두 삼사 십 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모습보다는 농촌의 모습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곳이 바로 언양인 것이다.

    그런 만큼 언양에는 지금도 매 2일자와 7일자로 끝나는 날마다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래 오일장이 벌어진다. 장이 서는 날이면 언양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의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주변의 골목과 인도까지 난전이 펼쳐지면서 일대가 시끌벅적해진다.

    언양에 이사를 오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호기심에 시골장터 구경을 나섰다가 난전을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할머니에게서 재미삼아 저녁거리로 쓸 채소 몇 가지를 사보았다. 마트에서와는 달리 흙도 다 정리되지 않은 푸성귀를 검정 비닐 봉투에 담아주는 걸 들고 집에 와서 씻으려고 풀어놓았더니 그 양이 너무 많이 깜짝 놀랐다. 같은 가격에 마트보다 족히 1.5~2배는 많은 양이었다. 게다가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며칠이 지난 뒤에 꺼내보니 여전히 싱싱했다. 아무래도 밭에서 막 따온 채소라 여러 경로를 돌고돌아 마트로 입점되는 묵은 채소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게다. 그 뒤로 나는 다른 건 몰라도 채소며 먹거리는 가능하면 언양 장을 이용하려고 한다. 그곳에서는 편하게 카트를 끌고 다닐 수도 없고 신용카드 사용하기도 아직은 많이 불편하지만, 무엇보다 싱싱하고 좋은 물건을 내가 원하는 가격만큼 살 수가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언양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바로 이 곳 언양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언양장이 흥성스러워질수록 함께 살고 있는 지역이 흥성스러워지는 것을 보는 것이다. 실제로 근래 몇 년 사이에 언양 지역에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서 몇 개의 아파트가 새로 지어지면서 인구가 늘어났고 더불어 시장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는데 그 덕분인지 언양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의 시장은 나날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길을 넓혀 시내 버스도 골목골목을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시장 골목 위로 지붕을 만들어 비가 오는 날에도 우산을 쓰지 않고 장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시장에서 가까운 태화강변에 제법 널찍한 주차장까지 만들면서 언양장을 이용하는 것이 갈수록 편하게 된 것이다.

    윤리적 소비란 이렇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들을 사고 팔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사람들이 골고루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대기업이 운영하는 마트가 우리 지역에 들어와서 큰 이윤을 남기며 영업을 한다면 그 이윤은 우리 지역이 아니라 대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기업이 마트를 통해 지역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느냐고 해도 그런 일자리는 단기직이고 단순한 서비스직일 뿐이다. 하지만 언양 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생산과 소비의 공동체는 생산자에게는 삶의 기반을 단단하게 하는 힘이 되고 나와 같은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공급받는 동시에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조금씩 발전해가는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게 만든다. 윤리적 소비란 이처럼 주부의 장바구니 속에서부터 시작되어지는 것이다.

    다가오는 장날에는 오일장이 서는 날에만 와서 장사를 하는 난전에 가서 콩나물 2천원어치를 사고, 그 옆 시장 오뎅집에 가서 장날에만 튀겨내는 속에 햄이 들어간 오뎅도 사고, 또 장날 파장무렵에 가면 남은 생선을 떨이하려고 팍팍 덤을 챙겨주시는 어물전에도 들러보아야겠다. 일주일 내내 저녁 식탁이 풍성해 질 것을 생각하니 벌써 흐뭇하게 배가 부르다.

    [스토리] 언양 오일장에서 나누는 기쁨

    김지영 | 일반 부문

    언양 오일장을 다니면서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마트가 아닌 재래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나눔의 기쁨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윤리적 소비란 이처럼 지역의 장에서 서로 기쁨을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