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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소비 공모전 - 청소년 (수기) 부분> : 대전제일고 공유경제동아리 '쉐어스쿨'

★ 살래? 빌려 쓸래? -청소년들의 공유경제 체험기 ★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누군가 '살래? 빌려 쓸래?' 하고 물으면 예전엔 당연히 '산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이제는 '빌려쓸 수 있다면 빌려 쓰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건, 대전제일고등학교 공유경제동아리 <쉐어스쿨>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쉐어스쿨>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소유'가 아닌 '공유'의 소비형태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쉐어스쿨> 동아리 창단은 체육대회 때마다 주문제작해서 입었던 '반티'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중학교에 다니는 동안 3벌의 반티를 샀는데, 재질이나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평소에 입을 수도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옷장에 처박아 둔 반티를 볼 때마다 반티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서로 원하는 종류가 달라서 의견충돌로 싸우기까지 했던 일, 가까스로 결정했는데 다른 반과 겹쳐서 바꿔야 했던 일, 가격이 비싸서 부모님 눈치를 봐야했던 일 등등.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학년이 바뀔 때마다 반티를 구입하느라 신경전을 벌이고 만만치 않은 비용까지 지불해야 되는데 어쩌지?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총 6벌이나 되는 반티를 어떻게 처리하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이 2008년 162톤에서 2014년 214톤으로 32.4%나 증가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버릴 수도 없고 걱정이 앞섰다.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라는 책을 보니까 면 티셔츠 한 장에 필요한 면화를 재배할 때 이산화탄소 0.9킬로그램이 생성되고, 세척방직방적마무리 공정에서도 추가로 이산화탄소 1.4킬로그램이 생성된다고 한다. 배달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량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생산과정에서만 면티셔츠 한 장당 2.3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6벌이나 되는 반티로 인해 발생되는 온실가스는 얼마나 많을까?

가격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으로도 낭비이고,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촉진시킨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반티를 꼭 사야 될까? 빌려 입으면 안될까? 빌려 입으면 좋지만, 반티는 단체로 준비해야 되는 거라서 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였다. 많은 학생들의 생각이 바뀌어야만 반티를 구매하지 않고 서로 빌려입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 같아 공유경제동아리 <쉐어스쿨>을 창단하게 되었다.

동아리를 창단했지만,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어떻게 동아리를 이끌고 가야할지 막막했다. 도움을 줄 만한 전문기관을 찾다가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공유경제 네트워크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쉐어스쿨>이 거기에 선정되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함께 선정된 여러 단체도 참관할 수 있었다.

협업 커뮤니티이자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공유공간인 <벌집>, 문화에서 소외된 동네에서 이름과 전화번호도 적지 않고 책을 대여해주는 공유서가 <레 리브흐>,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로컬푸드를 이용해서 음식을 만드는 공유주방 <비밀>, 대전청년쉐어하우스인 <꿈꿀통> 등을 탐방했다. 이런 방식의 공유가 가능하다니! 상상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방법으로 공유경제를 실행해가면서 청년들이 처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운영진들이 대단해 보였다. 탐방을 하면서 공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이 많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까, 공유경제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의욕이 솟아났다.

대전지역에 있는 공유디자인연구소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쉐어비파티(Share Bee Party)'를 벤치마킹해 동아리에서도 쉐어비파티를 열었다. 집에 묵혀두고 있던 물건들을 가져와서 그 물건을 구매했던 이유와 왜 사용하지 않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 다음,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라고 내놓은 방식으로 시작했다. 상대방이 내놓은 물건이 필요한 사람은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이유, 그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어떤 형태의 댓가를 지불할 것인지 등을 얘기하고 물건을 가져가도록 했다. 자기가 가져온 물건과 맞교환해가는 친구도 있었고, 약간의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기도 했고,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고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형태의 쉐어비파티가 어색해서 진행이 잘 안되었지만, 동아리 카톡방에 어떤 물건들이 필요하니까 갖고 있는 사람은 쉐어비파티 때 가져다 달라고 요구까지 할 정도로 점점 적극적이 되었다. '쉐어비 파티'를 하다보니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형태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 같다.

<쉐어비 파티 모습>

쉐어비파티를 통해 공유의 장점을 깨닫게 된 동아리원들 사이에서 이것을 동아리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교내로 확산시키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여러차례 모여서 의견을 나누었지만,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일만 크게 벌이는 게 아니냐'는 반대 의견까지 나오게 되었다. 동아리가 분열될 위기의 상황에서 아름다운 재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나눔교육 반디' 프로그램을 공모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청소년이 스스로 사회문제를 찾고, 모금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된 나눔교육 프로그램'에 공모했는데 채택되었다. 아름다운 재단에서 파견된 강사님께서 이론 교육을 시켜주시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주셨다.

교육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시각에서 바라본 다양한 사회문제가 거론되었는데, 토론을 거쳐 우리 동아리의 특성에 맞는 활동목표를 결정했다. 전교생들이 물품을 공유할 수 있는 <쉐어박스>를 설치하여 학생들에게 '소유가 아닌 공유'하는 소비습관을 전파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문제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960pixel, 세로 540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문제3.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00pixel, 세로 145pixel

<나눔교육 반디 교육 모습>

활동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검토하고 역할 분담까지 나눈 다음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을 하면서 전교생들에게 공유경제에 대해 알리고, '우리같이 공유행' 'Shall We Share' 등의 문구로 동참을 유도했다. 적극적인 캠페인 덕분인지 호응도 좋았고, 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기부해주겠다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사진1.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20pixel, 세로 960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사진3.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00pixel, 세로 267pixel

< 쉐어박스 홍보 캠페인>

폐자재를 활용하여 만든 <쉐어박스>에 학생들이 기부해 준 책, 학용품, 목베개, 모기 스프레이 등의 다양한 물품들을 정리하였다. 교복이나 체육복은 물론이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반티도 기증받았고, 선생님들께서는 사용하지 않는 자습서와 참고서들을 건네주시면서 격려를 해주셨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버려진 보드판을 주어다가 깨끗하게 닦아서 <쉐어박스> 옆에 세워두었다.

<쉐어박스>의 물품을 이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포스터와 팻말, 공유물품 사용일지 등 <쉐어박스>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힘들게 준비한 <쉐어박스>를 학생들이 외면할까 봐 걱정스러웠는데, 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현관 측면에 설치해서 그런지 관심도가 높았다. 처음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쉐어박스>를 적극 활용하는 학생들도 늘어갔다. 아직은 초기 단계라서 자습서나 참고서를 주로 이용하고, 사용일지에 기록을 하지 않고 가져가기도 하고, 물품을 공유하는 댓가를 하나도 지불하지 않고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문제점들은 지속적인 안내를 통해 개선되리라고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거쳐 <쉐어박스> 운영이 정착되면, 소유하지 않고 공유를 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쉐어박스>의 운영과 활성화는 청소년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될 때 활성화가 될 수 있으므로, 물건에 대한 소중한 마음과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사진2.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00pixel, 세로 113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사진4.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00pixel, 세로 150pixel 공유로 순환되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신뢰로 구축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박스1.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40pixel, 세로 960pixel

<교내에 설치된 쉐어박스>

반티의 문제를 인식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동안 6벌의 반티를 만드는 것이 결국 6벌의 의류쓰레기를 만든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그렇다고 체육대회의 반티문화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 생각으로 쓰레기를 더 이상 양산하지 않고, 즐거운 체육대회 문화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반티를 공유한다면 의류쓰레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되었다. 어디 반티뿐만일까? 생각해보니 청소년이 사용하는 물건들의 대부분은 공유가 가능한 물건이고, 학교안에서 물물교환하는 시스템이나, 공유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라는 개념이해가 안되어 실천을 못한다는 것이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자연스럽게 이해했지만 결국 꼭 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 인식을 못한 것과는 달리, 공유경제에 대한 배움이 꼭 필요하고, 이런 물건들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면 경쟁중심의 사회에서 개인적인 벽을 쌓아가는 청소년들이 내 주변의 것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공유해가는 것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청소년들이 공간물건 같은 유형의 자산과 신뢰협력참여소통 같은 무형의 가치를 서로 공유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창의적인 공유경제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있는 물건을 제대로 사용하고, 더 이상의 쓸모없는 것을 만들어 내지 않는 일이야 말로 윤리적 소비가 아닐까?

[스토리] 살래?빌려쓸래? - 청소년들의 공유경제 체험기

쉐어스쿨 | 청소년 부문

대전제일고 공유경제동아리 '쉐어스쿨'의 공모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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